도대체 비건 가죽(Vegan leather)는 진짜 무엇일까?
가죽공예를 시작한 지는 언 20년이 가까워지고 공방을 오픈한 지도 14년 정도 되었는데 처음부터 주로 사용해오던 가죽이 베지터블 가죽인데 최근 들어 주변 지인이나 수강생, 고객분들께 베지터블 가죽이 비건 레더냐는 말을 종종 듣고 있습니다. 도대체 비건 레더니 에코 레더니 이게 무슨 가죽일까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만 "비건 레더(Vegan Leather)"라는 말은 속임수입니다.

비건(Vegan)은 고기, 달걀, 우유 등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은 다소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진짜 채식주의자분들은 단순히 먹는 것뿐만 아니라 동물에서 나온 물건(예를 들만 천연가죽 재킷, 가방, 지갑, 뿔 안경 등) 또한 지양하는 Veganism 철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채식주의에서 비롯해서 동물 가죽이 아닌 다른 소재로 만든 가죽을 비건 리더라는 용어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불과 2010년대 후반만 하더라고 비건이라고 하면 식단 위주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비건은 음식에만 국한 되는것이 아닌 화장품,환경,성분등 다양한분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채식주의자분들 중에 동물의 권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있고 그분들이 환경 오염에도 관심이 높다 보니 비건 레더(Vegan leather)라고 혹은 에코 레더(Eco leather)라고 부르면서 비건 레더이기 때문에 동물 가죽보다 친환경적일 것이라고 착각하게 하는 마케팅의 일환일 뿐입니다.
영국의 한 디자이너의 표현을 빌리자면 “비건 레더(Vegan leather)“는 “마케팅의 재앙(marketing disaster)“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비건 레더는 이름만 바꾼 석유화학물질로 만든 플라스틱가죽(PVC가죽,PU가죽) 그 자체이지 기존 가죽을 대체하는 새로운 대안이라든지 “비건”이라는 말을 사용했다고 해서 실제적으로 친환경적이거나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소재가 결코 아니라는 점입니다. 여전히 인조가죽은 천연가죽의 모방품이면서 석유화학물질로 제작 시 환경파괴뿐만 아니라 재활용도 어려운 소재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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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비건가죽은 지속 가능한 가죽이 아닙니다. 하지만 지속 가능할 수 있습니다.
Natural Fiber Welding,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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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가죽(Vegan leather)의 종류

1.PVC(Polyvinytlk Cholride:폴리염화비닐) 가죽
1930년대에 등장한 인조가죽으로 내구성, 방수성에 강하고 특히 오염에 강하지만 통기성이 떨어지고 생산 및 폐기 시 유해 물질(다이옥신, 염화비닐, 가소제, 중금속 등)을 배출하고 생분해가 안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2. PU(Polyurethane : 폴리우레탄)가죽
1950년대 등장한 인조가죽으로 천연가죽과 유사한 질감을 표현할 수 있고 가볍고 유연하면서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PVC 계열 인조가죽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석유화학 기반으로 완전 생분해가 안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실제 천연가죽에도 PU가공을 많이 하고 있고 가죽진피가 없는 스플리트에 PU 코팅 처리해서 진짜 천연 가죽인 것처럼 유통되는 경우가 많아서 PU가죽 제품을 구매 시에는 천연가죽과 혼동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3. PLANT-BASED(식물성) 가죽
식물성 가죽 또는 과일성 가죽이라 불리며 파인애플, 사과, 망고 같은 과일과 선인장, 같은 식물 원료로 만드는 가죽입니다. 동물성 가죽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아직은 내구성을 위해 PU 등 합성수지를 많이 혼합해서 만들고 있고 100% 식물성, 과일성은 없고 가격적인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다만 코르크 가죽은 참나무 껍질을 벗겨서 건조 후 쪄서 끓인 다음 얇은 시트 모양으로 잘라서 주로 면 같은 직물은 뒷면에 부착해서 제작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접착과 내구성을 위해 pu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완전 생분해가 가능한 천연 접착제를 사용하고 친환경 면직물 등을 사용한다면 완전한 비건 가죽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4.Bio(바이오) 가죽
버섯/곰팡이(균사체) 계열 가죽이 있는데 톱밥 등 유기물 위에 균사체를 배양해서 시트 형태로 균을 성장시킨 것을 수확 후 압착, 건조, 표면 가공을 통해서 가죽 원단을 제작합니다. 성장 속도가 빠르고 동물성, 석유화학원료 없이도 가죽과 유사한 질감과 내구성을 구현 가능한 비건 가죽입니다. 다만 완전 천연재료를 사용하다 보니 질감과 색감의 한계와 대량생산의 문제점만 개선된다면 언젠가는 동물성 가죽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비건 가죽(Vegan leather)의 진실
비건 가죽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비건 가죽의 대부분은 PVC와 PU 같은 석유 화학물의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친 환격적인 소재가 아니며 단순히 동물성이 아니라는 의미이지 천연가죽보다 환경적 측면에서는 오히려 부정적 측면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흔히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패션”이지만 환경에 부담을 주고.”친환경 디젤”이지만 조작된 실험, “재활용 가능한 병”이지만 재활용하지 않는 병,”탄소중립”이지만 탄소 배출량은 똑같은 전형적인 그린워싱(Greenwashing) 마케팅의 일환으로 비건 레더, 에코 레더, 바이오 리더라는 용어를 남발하고 있습니다. 물론 천연가죽이 무조건 옳다, 무조건 좋다는 분명 아닙니다. 이렇게 비건레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천연가죽 산업 자체가 동물윤리적이나 환경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천연가죽의 문제점
1. 동물 윤리적 영향
천연 가죽은 동물의 가죽(주로 소가죽) 을 원료로 하며, 이는 동물 사육 및 도축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가죽 목적으로 도살을 하지 않고 식용의 부산물만 가지고 가죽을 생산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가형 가죽 생산을 위해 사육, 도축 및 비위생적인 환경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가죽 수요가 동물 사육을 촉진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2. 환경적 영향

전 세계 가죽 생산의 약 90%가 크롬 태닝을 사용하느데, 크롬(특히 6가 크롬)과 같은 독성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사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와 슬러지는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고, 인체와 생태계에 심각한 독성을 미칩니다. 크롬 태닝 중에 발생하는 유해 폐기물에는 크롬, 포름알데히드, 시안화물 등 발암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태닝 공장(태너리)주변 지역에서는 암, 백혈병, 피부질환 등 심각한 건강 피해가 보고 되고 있으며 동물 사육 자체가 막대한 온실가스(메탄, 아산화질소)와 배설물, 사료 재배를 위한 산림 파괴 등 환경 파괴의 주요 원인입니다.
크롬 태닝 가죽은 온실가스, 토지, 물 사용, 수질 오염, 부영양화(강, 호수의 산소 고갈) 등 다양한 환경문제를 유발하며, PVC가 죽, PU가죽 같은 인조피혁보다 탄소 배출이 3배 더 높다는 연구 도 있습니다. 크롬 태닝 가죽이 인조가죽이 비건 레더가 될 수 있도록 일조한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천연가죽이 항상 해로운 것은 아닙니다.
미로아르테 뿐만 아니라 국내와 해외 대부분의 핸드메이드 공방은 베지터블 태닝 한 가죽을 선호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탈리아CONSORZIO VERA PELLE ITALIANA CONCIATA AL VEGETALE(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전통 식물성 태닝 가죽을 보호하고 홍보하는 비영리 협회)가 죽을 선호하는데 천연가죽의 문제점을 항상 개선하고 방지하려고 노력하는 가죽이기 때문입니다.
흔히 베라 펠레(Vera pelle:진짜 가죽이라는 이탈리아어 영어로 Genuine leather)라고 하며 전세 제적으로도 독창성, 친환경성, 동물복지 측면에서의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PELLE CONCIATA AL VEGETALE IN TOSCANA 가죽의 특징

동물복지와 원재료
가죽 생산을 목적으로 도살하지 않으며 식용 고기 산업의 부산물로, 가죽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폐기될 자원을 재활용하여 환경 부담을 줄이고 있습니다.
전통적이고 독창적인 가공
무두질 또한 크롬 태닝이나 기타 화학적 태닝이 아닌 나무껍질, 잎, 과일 등에서 추출한 천연 타닌으로 오랜 시간 가공하는, 가장 전통적이고 독특한 무두질 방식을 사용하여 가죽에 고유한 질감과 개성을 부여합니다.
친환경성과 순환
베지터블 태닝은 자연에서 유래한 공정으로, 완전히 자연으로 되돌아갈 수 있습니다. 천연 탄닌으로 가공되어 생분해가 가능하고, 유해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서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도 비료나 건축자재 등으로 재활용됩니다.
시간에 따른 에이징
베지터블 가죽은 시간이 흐르면서 색이 짙어지고 사용감에 따라 에이징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소재의 자연스러움을 증명할 뿐만 아니라 가죽마다 가지는 표면의 무늬와 주름, 색감이 모두 달라 같은 제품이라도 사용하는 사람과 환경에 따라 전현 다른 개성을 갖습니다.
내구성과 안전성
베지터블 태닝 가죽은 단단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마찰에 강고, 통기성과 흡습성, 항균성까지 있어서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들이 이탈리아 베지터블 태닝 가죽이 고급 소재이면서 친환경적인 가죽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23년 협회 공식 보도자료와 과학적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토스카나 지역 20개 협회 소속 무두질 공장에서 생산된 식물성 태닝 가죽의 **바이오 기반 탄소(bio-based carbon) 함량이 평균 95%**에 달한다는 사실이 독립 연구기관(Ars Tinctoria, PPQ Sense, Istituto Nazionale d’Ottica 등)의 방사성 탄소 분석을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이 수치는 가죽의 원재료(동물 가죽)와 식물성 탄닌, 천연 오일·지방 등 자연 유래 성분이 주를 이루고, 합성 화학물질 사용이 최소화된 전통적 공정에 기반한 결과입니다. 즉, “95% 바이오”는 협회가 의뢰한 공식 과학 분석 결과에 근거한 수치입니다
“연구 결과, 협회 소속 무두질 공장에서 생산된 식물성 태닝 가죽은 bio-based carbon(생물 유래 탄소) 함량이 평균 95%에 이르며, 이는 현대 생물 유래 소재(면, 울 등)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선인장·파인애플·사과 등 식물성 대체 소재는 평균 25%에 그쳤다.”
“비건”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친환경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소재의 전체 라이프 사이클
즉,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사용되며
어떻게 처리되는가입니다.
베라 펠레 가죽처럼 지속가능성과 윤리를 모두 고려한 진짜 천연가죽도 존재합니다. 단순한 소재의 본질과 영향을 살펴봐 주시길 기대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진짜 비건 레더(버섯 가죽, 균사체가 죽, 코르크 가죽 등 바이오가 죽)가 발전해서 천연가죽을 완전히 대체해 보길 기대해 봅니다.
‘비건·에코 레더’는 정말 친환경적일까 2024.06.16 https://news.bizwatch.co.kr/article/consumer/2024/06/13/0036 ↑
‘비건=친환경’이라는 인식, 정말일까? 출처 : SBS 뉴스 2024.01.11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493424#close
The Leather Debate: Is Vegan Leather A Sustainable Alternative To The Real Thing?2019.04.24 https://www.vogue.co.uk/article/vegan-leather-sustainability-debate-2019
Is Vegan Leather Good for the Environment?2024.03.12 https://silkpurseguild.com/is-vegan-leather-good-for-the-environment/
Vegan leather isn’t sustainable leather — but it could be 2021.07.28 https://blog.nfw.earth/plant-based-leather
A Guide to Vegan Leather & Sustainable Vegan Leather Alternatives 2022.09.21 https://bitesizevegan.org/guide-to-vegan-leather-and-sustainable-alternatives/?gad_source=1&gclid=Cj0KCQjw3vO3BhCqARIsAEWblcAqb8tAIkdp5LD3dBXTXaGPwUIVBODOkhuKdj4bLQlYStQzn9MTkxQaAkETEALw_wcB#fnref:8
Vegan Leather: Everything You Need To Know 2022.11.08 https://www.drbeasleys.com/blog/2022/10/10/vegan-leather-everything-to-know
주목해야 할 버섯 가죽의 성장세 2022.01.28 http://www.chemica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97&fbclid=IwAR3DGhugdPDfj3U8o2pmZiFZ-pEQ09veaxw2WZV0nunVBYARmf8G26bw5u4
Greenwashing: definition and examples 2023.06.19 https://climate.selectra.com/en/environment/greenwashing?utm_source=chatgpt.com
Environmental Hazards of Leather https://www.peta.org/
Real leather vs synthetic leather: which is the more sustainable choice? 2023.04.03 https://www.gw-360.com/en-us/gw-blog/real-leather-vs-synthetic-leather-which-is-the-more-sustainable-choice
우리를 속이는 가짜 친환경을 조심하세요! 그린워싱(Green washing) 주의보 2022.06.26 https://blog.naver.com/ecocitydaegu/222787327205
Роҳнамои чарм: пӯсти веган чист?2024.12.20https://www.ackmiebags.com/tg/news/leather-guide-what-is-vegan-leather/
에쩨르레더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ezerleather/